[경인사건]'김미영 팀장' 8년 만에 잡고 보니 전직 경찰

김형주 기자 승인 2021.10.07 05:29 의견 0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벌인 총책 박모씨가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필리핀 현지시간) 검거됐을 당시 모습. (사진 =경찰청)

"김미영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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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의 원조, 일명 '김미영 팀장' 조직의 총책이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됐다. 8년 만에 전화금융사기 총책인 박 모씨(이하 A씨)를 체포한 것인데 알고 보니 전직 경찰이었다.

앞서 A씨는 자신을 김미영 팀장(김미영은 가상인물의 이름)이라고 소개하면서 400억원 규모의 전화사기를 벌였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수뢰 혐의를 받고 지난 2008년 해임된 전직 공무원이다.

이후 A씨는 필리핀으로 넘어가 사이버수사팀 근무 당시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수법을 범행에 그대로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직접 수사했던 피의자 3명을 조직에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혀진 피해액은 80억원에 달하며, 총 피해 추정액은 400억원에 달한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경찰은 국정원과 함께 약 8년 동안 A씨 등 일당을 추적해 다른 조직원들을 먼저 검거한 이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서 2주 간여의 잠복 끝에 A씨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 검거된 조직원들을 한국으로 송환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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