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락가락 행정 도마 위… 손바닥 뒤집듯 바뀐 ‘GTX-C 설문’
사업시행자 발표 8일 앞두고
갑자기 툭 튀어나온 여론수렴?
시민들 민원 제기하자… 설문내용 급히 수정
5일 동안 65만 민심 듣기 힘들다는 지적도
정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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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0 20:04 | 최종 수정 2021.06.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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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C 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일정이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산시의 안일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안산시가 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진행하던 ‘GTX-C 노선 안산 유치 관련 설문조사’ 항목이 단 시간에 바뀌어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안산시청은 10일 오후 안산인과 함께하는 생생소통방 정책투표 메뉴에 'GTX-C노선 안산 유치 관련 설문조사'를 게시했다. 해당 설문은 현재(10일 오후 기준)까지 200여명의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한 상황.
안산시는 이번 설문과 관련해 “만성적인 출퇴근 교통문제 해소와 도시경쟁력 강화, 안산시의 지속성장 동력이 될 ‘gtx-c노선의 안산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부처, 사업 참여 컨소시엄과 행정적, 재정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안산시가 명실상부 서해안 교통허브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설문을 진행한다는 게 안산시가 명시한 투표 취지다.
이번 설문내용은 ▲GTX-C 노선 안산 유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GTX-C 노선 안산 유치에 찬성한다면 그 이유는? ▲GTX-C노선 안산 유치에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GTX-C 노선 유치와 함께 안산시가 고려해야 할 사항 등까지 도합 4가지로 구성됐다.
문제가 된 항목은 마지막 GTX-C 노선 유치와 함께 안산시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었다. 이 가운데 1번 문항이 당초 ‘GTX-C 유치는 물론 안산시가 추진하는 안산선(4호선) 지하화 연계 방안 강구’에서 ‘GTX-C 유치를 토대로 한 안산시 발전 방안 모색(사업 간 연계 등)’으로 바뀌었다.
안산선(4호선) 지하화 사업은 민선 7기 윤화섭 시장의 공약. 그렇기 때문에 GTX-C 노선 유치와 윤 시장의 공약까지 결부시켜 설문을 해선 안 된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타 답변을 적는 란 조차 없어 시민들은 원치 않는 답변이라도 선택해야하는 입장에 제대로 된 설문을 진행할 수 없다는 불만이 가중됐다.
어디까지나 이번 설문이 시민들의 여론 수렴을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하지만, 우선사업협상 대상자가 선정되기까지 일주일 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설문을 진행하는 이유가 '넌센스'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안산시민은 “안산시가 이미 여러 차례의 브리핑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맘카페 대표를 섭외했다”며 “갑작스레 이러한 여론을 수렴하는 것에 대한 이유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시민들의 여론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설문 내용을 담아 조사를 진행하고 시민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손바닥 뒤집듯 항목을 바꾼 것은 안산시의 행정력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5일 간 수십만의 시민들에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생각한 것조차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설문은 10일 오후부터 이달 15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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