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화성시장이 지난 29일 오전 해주시와 남북협력 구상을 발표했다. 화성과 해주의 남북협력을 제안한 것이다.
서 시장은 화성과 해주가 닮아있다며 보건의료협력부터 시작해 산림협력, 친환경에너지 협력 등을 제안했다.
'만나고 싶은 북녘의 동포 여러분, 황해남도 해주 시민 여러분'으로 시작한 서 시장의 공개 제안문을 경인바른뉴스가 담았다.
저는 오늘, 사랑하고 존경하는 화성 89만 시민의 마음을 모아, 화성시와 북녘의 해주시가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손잡고 가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우리 화성시는 멈추지 않았지만 느리게 성장하는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2001년 화성시로 승격한 후 빛나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역 내 총생산은 경기도에서 1위, 삼성전자를 포함한 제조업체 수 1위, 수출 규모 경기도 내 3위라는 숫자로 보이는 위상뿐만이 아니라, 바이오, 인공지능, 녹색산업 등 미래산업 분야의 유망기업들이 우리 화성에서 미래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우리 화성이 226개 전국의 시군구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자립도시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시민 중심의 확고한 철학으로 에코 스마트 도시를 향한 동반성장,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장 잘 준비하는 도시라는 점을 자부심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북녘의 해주는 황해남도의 중심도시입니다. 벽란도에서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할 때부터 해주는 전국의 물류와 사람이 모였던 역사적 도시입니다. 철광석, 석회석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시멘트, 제철, 제지, 화약 산업이 발달한 공업 도시이기도 합니다. 인접한 강령군은 2014년 국제녹색 시범구로 지정되었습니다. 국제녹색 시범구는 자연생태환경을 개선하면서 자원과 에너지의 이용을 최대한 높여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지정된 곳입니다. 해주는 과거 서울과 중국, 평양을 잇는 교통의 요지에서, 이제 해주항을 중심으로 녹색 산업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화성과 해주는 닮았습니다.
일제강점기 3.1 만세운동이 가장 격렬했던 제암리, 화수리가 우리 화성시의 자부심으로 있습니다. 3.1만세운동 민족대표 최성모, 만세를 선창했던 정재용, 대한독립단원 민양기, 정순경, 그리고 안중근 의사가 해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전곡항과 궁평항, 해주항을 통해 서해로 진출하는 것도, 아산만, 해주만의 아름다움도 닮았습니다. 녹색산업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꿈도 닮았습니다.
화성과 해주의 협력은 새로운 성장과 평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비단 경제적 이익뿐만이 아니라, 평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꿈을 우리 화성의 아이들에게 줄 것입니다.
우리는,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에서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면 더 크게 될 수 있다는 유무상통의 원리를 확인했습니다. 기술과 자본, 축적된 경험을 가진 화성과 우수한 인력과 자원, 아직도 시도하지 않았던 무궁한 잠재력의 해주가 바다를 통해 만남을 시작하고, 더 나아가 철도와 도로를 통해 전면적으로 협력해 간다면, 화성과 해주는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화성시는 시민과 기업이 만날 수 있도록 안전한 길을 만들고, 그 길 위에 비바람에도 끄떡하지 않는 지붕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 길로 평화와 번영의 염원을 가진 시민들과 기업이 갈 것입니다.
화성은 해주시와 함께할 5개 분야 14개 협력사업을 구상했습니다.
먼저, 농업협력입니다. 화성은 송산 포도를 비롯한 특산품과 품질 좋은 벼를 생산하는 전통적 농업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농업준비 물품 협력부터 시작하여 농기계 관련 인프라 구축,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스마트 축산단지 조성과 공동 벼 생산, 남북합작 주류를 생산하여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합니다.
보건의료협력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기초적인 의료용품 협력사업을 시작으로 해주의 인민병원과 화성의 보건의료가 함께 발전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요양산업 등 실버의료사업의 기반을 만들겠습니다.
산림협력입니다. 해주시의 특성에 맞는 묘목을 공동조사하고 수요에 맞는 양묘장을 건설하고 임업기술 인력을 지원하는 사업을 우리 화성시민, 그리고 탄소배출권과 연계된 기업과 함께하겠습니다.
미래의 최대 숙제인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함께 풀어가고자 합니다. 해주시의 지형과 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함께 연구하고 에너지 자립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우리 화성에는 생태계의 보고인 화성 습지가 있습니다. 습지와 철새에 관해 공동연구하고 람사르 협약 공동 등재를 추진하는 등, 생태를 보존하며 지속성장이 가능하도록 함께 협력하겠습니다.
양 도시 간 도시계획을 서로 연구하며 배우고,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협력사업도 추진하겠습니다.
해주와 화성이 함께 미래 스마트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멀지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우리 화성에서 꿈을 키우는 바이오 산업체를 비롯해 여러 제조업체는 해주시와 함께 건설되는 산업단지에서 새로운 성장과 세계진출의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화성과 해주는 바다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화성 해주가, 화해 페리를 개통하여 관광 및 물류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도 추진하겠습니다.
이 페리를 타고 우리 화성의 MIH 예술단이 방북할 것이고, 해주의 유소년 축구단이 우리의 아이들과 축구경기를 하기 위해 올 수 있을 것입니다. 화성의 어린이들은 해주의 수양산으로 소풍을 가고, 해주의 아이들은 용주사와 제암리를 방문할 것입니다.
그렇게 오고 가는 횟수가 많아지고, 우리 민족의 정이 쌓이고, 신뢰가 구축되고 번영의 성과가 이루어질 때, 우리 화성과 해주는 비로소 자매도시가 될 것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이 구상이 바로 실현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봄이 오면 팔탄 들의 농부는 모내기 준비를 하고, 송산의 농부는 포도나무 가지치기를 하는 마음처럼, 기다리고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화성의 이 구상이 거창하게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라 주장하지도 않겠습니다.
화해 페리가 여는 바닷길처럼, 여러 길이 생기면 그만큼 더 굳건한 평화가 빨리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함께할 도시로 해주시만 고집하지도 않겠습니다. 북측 당국이 우리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하여 다른 도시를 제안한다면 그것 역시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화성시는 당장 내년부터 농업, 산림, 의료 및 기초적 생활 분야 협력을 조건 없이 시작할 것입니다. 작은 어려움들은 우리 민족이 협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부터 쌓아가겠습니다.
조심스럽고, 겸허하게, 그러나 이 구상이 우리 미래,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와 번영의 선물을 줄 것이라는 당당함으로 화성과 해주의 협력사업을 제안합니다.
북측의 호응을 기대합니다. 2021년 11월 29일. 화성시장 서철모
저작권자 ⓒ 경인바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