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법률]임대차 기간 중 사망한 전세 세입자... 돈은 누구에게?

상속인과 계약해지 합의 있다면

전세금 돌려주는 경우도 있어

계약해지 합의 안 되면 집주인은

계약이 끝날 때까지 돌려줄 의무 없어

월세 계약의 경우 상속인이 월세 지급의무 승계

김형주 기자 승인 2022.02.22 02:50 의견 0
세입자 사망당시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상속인이 보증금을 돌려 달라 한다면 집주인은 곧바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필요는 없다. (사진 = 경기도청)


“전세 세입자가 임대차 기간 중 사망했습니다. 문제는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라는 겁니다. 만약 상속인이 지금 당장 전세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한다면 남아 있는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돌려줘야 하나요?”

세입자의 사망으로 혼란은 겪는 집주인들이 수두룩하다.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경우와 달리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세입자가 사망했다면 간단치 않은 문제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전세계약 중에 세입자가 사망하는 일은 흔한 경우는 아니다”며 “계약 기간 중 세입자가 사망하면 먼저 ▲누가 상속인이 되는지 ▲계약 기간은 얼마나 남았는지 파악하고 합의를 시도해야”고 말했다. 이어 “상속인은 법률적으로 사망한 세입자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기(이어받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임대차보호법 제9조는 주택 임차권 승계에 대해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엄 변호사는 “세입자와 함께 거주한 배우자나 자녀 혹은 사실혼 관계도 상속인이 된다”며 “사실혼의 경우 2촌 이내 친족(부모형제)이 없다면 단독으로 임차권을 승계하고 2촌 이내 친족이 존재한다면 공동으로 세입자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때는 세입자의 사망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집주인에게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 임차권 승계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입자 사망당시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상속인이 보증금을 돌려 달라 한다면 집주인은 곧바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필요는 없다.

엄 변호사는 그 이유에 대해 “상속인은 사망한 세입자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 받는다” 며 “상속인은 보증금을 받을 권리도 있지만 계약기간을 지킬 의무도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그러면서 “다만 상속인과 집주인이 계약을 끝내기로 하는 합의를 한다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을 바로 돌려주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만약 전세가 아닌 월세 계약의 경우는 어떨까. 엄 변호사는 “월세 계약에서 차임지급, 즉 월세 지급은 세입자의 의무”라며 “임차권을 승계한 상속인은 월세 지급 의무도 함께 승계되어 집주인에게 계약이 끝날 때까지 월세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세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상속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상속인은 집주인을 상대로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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