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 오전 자택에서 사망... “끝까지 사과는 없었다”

23일 오전 8시40분쯤 자택 화장실서 발견

박정희 사망 뒤 12.12 쿠데타로 권력 장악

제11·12대 대통령, 문민정부 때 사형선고 받아

노태우 씨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 구속된 대통령

1980년 5월 계엄령 선포, 광주 유혈 진압

故 조비오 신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 중

김형주 기자 승인 2021.11.23 11:21 의견 4
전두환 씨가 23일 오전 아침 8시 45분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와 정부는 전 씨의 경우 국가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 kbs 뉴스)


대한민국 역사의 상처가 전두환 씨(전 씨)의 죽음으로 마감됐다. 1980년 5월 계엄령을 선포하고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데 대해 어떠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향년 90세로 생을 마감했다. 이런 그에게 애도 물결도 없는 분위기다.

경찰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전 씨는 23일 오전 8시 40분께 주거지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뒤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193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육사 신군부 출신으로 제11대, 12대 대통령에 오른 전 씨는 5.16 쿠데타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스카웃되면서 국가재건최고회의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나회를 만들어 정치군인의 길로 들어선 뒤 청와대 경호실 차장보를 거쳐 박정희 정권 말기인 1979년 국군 보안사령관에 임명됐다.

이후에 일어난 10.26 사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하극상을 일으키며 군을 장악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자 계엄령을 선포하고 유혈 진압한 이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선거 단일 후보로 제1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듬해 대통령선거인단의 간접선고로 임기 7년 단임의 제12대 대통령에 취임하며 제5공화국 정부를 출범했으나, 임기를 1년 앞둔 1987년 4.13 호헌 조치에 따라 노태우 대통령에게 정권을 이양했다.

퇴임 이후 국민들의 처벌 요구가 거세지자 1988년 대국민 사죄와 함께 재산 헌납을 약속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김영삼 정부에서 사형을 구형받았다가 특별사면(1997년)으로 풀려난 전 씨는 2003년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추징금 납부를 거부해왔다.

죽기 전까지 고 조비오 신부의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광주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왔으며, 전체 추징금 2205억원 가운데 955억원이 집행됐다. 국민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각종 논란을 일으켰던 전 씨의 생은 이렇게 마감됐다.

이제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인물들 가운데 생존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두 명이 남았지만 두 인물 모두 옥고를 치르고 있어 아이러니한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사망한 노태우 씨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졌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전 씨의 경우 국가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경인바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