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사건]女제자에 "나와 잠자리 가져야 성공"… 홍대 미대 교수 파문

“나랑 언젠가 성관계 할 것” 수년간 성희롱 의혹

본인 작업에 학생 강제 동원 폭로도 나와

염정오 기자 승인 2021.09.09 14:33 의견 5
지난 8일 오전 홍익대 정문에서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 요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홍대 미대 학생회 페이스북)

자신과 잠자리를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괴롭힘을 일삼아 온 홍익대 미대의 한 교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생회와 시민단체는 인권을 유린한 A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A교수는 지난 2018년부터 4년에 걸쳐 교수로서의 지위를 악용해 학생들에게 성적·정서적 폭력을 가해 왔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학생만 10명에 달하고 있다.

자신이 외부에서 의뢰받은 작업에 학생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하린 홍대 미대 학생회 부회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운영하는 공간에서 전시한 학생에게 모든 제작비를 부담하도록 한 뒤 수익을 배분하지 않았으며, 개인적인 외주 작업을 시키고 합당한 임금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술대학 학생회는 피해자 학우들과 끝까지 연대하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피해자 보호조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양도희 홍대 미대 학생회장은 "긴 시간 동안의 고통스러운 침묵이 깨지며 오늘 기자회견이 개최될 수 있는 것은, 피해자분들의 크나큰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미술대학 학생대표자들은 피해 학우들의 증언을 전해 들으며 분노했고, 또 송구스러웠다. 한 피해 학우께서는 더 나은 홍익대와 후배들의 안전을 위해 부담과 위협을 감수하면서도 공론화에 나섰다고 밝혀주셨다"고 언급했다.

양 회장은 "우리 대학에서 교수의 권력남용과 권력형 성퐁력 문제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발생해 왔다"며 "이 중 어떤 사건들은 학생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알려졌지만, 대부분 사건은 조용히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본부에 말씀드린다. 본부는 이번 사건을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진상조사에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 공명한 징계를 위해서 징계 절차에 학생 대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A교수에게 고한다. 학생들을 색출하고자 하지 말라. 고발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줄 생각은 상상조차 하지 마라. 모든 미술대학 학생이 피해 학우들과 함께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피해 학우를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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