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피플]'영등포역의 해방자'로 불리 우는 그 사람

무려 41년 공직생활… 지난 6월 명예퇴직

입지전적 인물... 직원 사이에선 ‘청렴’과 ‘성실’의 아이콘

영중로 거리환경개선 사업이 가장 기억 남아

“힘없고 소외된 계층 돌보며 살아가고 싶다”

염정오 기자 승인 2021.07.01 06:00 의견 20
'영등포역의 해방자'로 불리 우는 조영철 전 영등포구청 가로경관과장이 환경과장 재임시절 민방위 옷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울 영등포역 건너편 영중로 노점이 전격 철거됐다. 노점이 철거된 뒤 보행 환경 개선을 통해 보도 폭이 넓혀졌고 깔끔한 거리가게가 들어섰다. 시민들은 그동안 묵었던 체증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며 달라진 행정력의 엄지를 치켜들었다.

지난 60여 년 동안 기득권을 갖고 불법적인 영업을 일삼아오던 불법 노상점포를 단칼에 휘어잡은 인물이 있다.

'영등포역의 해방자'로 불리 우는 조영철 전 영등포구청 가로경관과 업무총괄 과장(조 전 과장, 사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민선 7기 채현일 현 영등포구청의 공약이었습니다. 60여 년 동안 운영해온 노상점포를 한 순간에 철거하기는 누구도 쉽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넓고 깨끗한 영중로를 돌려주고 싶다는 의지로 점포주들을 설득해 해당 사업을 관철시킬 수 있었습니다.

무질서하고 제각각이던 노점상은 규격과 디자인을 정비한 거리가게로 새롭게 태어났다. 노점상이 인도를 가로막아 답답했던 모습(왼쪽)과 노점상 정리 이후 탁 트인 거리 모습(오른쪽). (사진 = 영등포구청)


■ 깨끗한 영중로를 시민 곁으로… 집념과 노력이 결실 맺었다

고질적인 지역 문제였던 ‘영중로 거리환경 개선 사업’을 수년간의 업무경력을 바탕으로 노점상 철거 및 이전계획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은 조영철 전 과장은 지난해 2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조 전 과장은 최근 퇴임식을 갖고 41년간의 정들었던 공직생활을 영예롭게 마무리했다. 조 전 과장에 공직생활은 1980년 7월, 무려 4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영등포구청에 근무하면서 투철한 사명감으로 구정과 지방행정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수식어는 역시 '영등포역의 해방자'다.

조 전 과장은 영등포역 앞 영중로 거리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보행자 친화거리 조성과 도시 미관개선에 힘써왔다.

조영철 전 영등포구청 환경과장(왼쪽)이 채현일 현 영등포구청장(오른쪽)에게 영중로 거리 개선 사업 현황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 = 본인제공)


환경과 재직 시절에는 ▲자치구 실정에 맞는 환경정책 발굴 및 추진 기반 조성 ▲영등포구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2021년~2025년) 수립 ▲악취저감사업 추진을 통한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등을 추진하며 지역과 국가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구체적으로 정화조 공기공급장치 설치 보조금 지원 계획 수립 및 추진한 것을 비롯해 하수악취 저감탈취제 시범 투입, 하수악취 발생원 실태조사 및 저감방안 수립 용역을 실시해 환경과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냈다.

민원여권과 시절에는 말하기보다 들으려는 그의 소통방식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조 전 과장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1년 동안 민원여권과장으로 근무했는데, 맞춤형 민원행정 서비스를 제공해 구민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감사담당관 재직(2016년 7월~ 2018년 6월) 시절에는 2500여건에 달하는 고충민원을 해결했으며, 고충민원 재발 예방과 다수민원 사전 예방을 위한 현장점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솔선수범 발로 뛰는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 41년간의 정들었던 공직생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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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과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공무원 명예퇴임식에서 함께 일한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예로운 퇴임식을 마친 조 전 과장에게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의외에 답이 돌아왔다. 사회복지를 공부해 어렵거나 소외된 계층에게 봉사하는 살고 싶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 전 과장은 "동에서 복지지원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사회 취약계층 지원에 대해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발짝 더 나아가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노숙인을 지원하는 노숙인지원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사회 취약 계층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해 왔다"며 "퇴직 이후 가장 잘 할 수 있고 보람되는 일인 소외계층을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길지 않았던 공직생활에서 곁을 지키며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 아내와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41년 간 오직 구정과 구민만을 바라보며 온 힘을 다해 일해 온 조 전 과장의 앞날에 행복과 더 없는 발전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프로필]

▲ 1980년 7월 공무원 임용
▲ 前 영등포구청 환경과장(행정 사무관)
▲ 前 영등포구청 가로경관과장
▲ 前 영등포구청 신길4동장
▲ 2021년 6월 명예퇴임
▲ 행정사 자격 보유

[수상내역]

▲ 서울특별시장 표창 5회 수상(1986년, 1997년, 2005년, 2008년, 2013년)
▲ 영등포구청장 표창 수상(2007년)
▲ 영등포경찰서 표창 수상(2014년)
▲ 대통령 표창 수상(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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