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부천... 세계와 함께 '체인 시'로 노래하다
세계 시의 날 기념 문학 창의도시
'체인 시' 협업 프로젝트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12개 문학 창의도시의 시인과 번역가 참여
류정은 기자
승인
2022.03.23 03:05
의견
0
부천시는 지난 21일 ‘세계 시의 날’을 맞아 12개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의 시인들과 번역가들이 1년에 걸쳐 함께 만든 한 편의 시와 음원을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부천시에 따르면, 이번 ‘체인 시 쓰기 프로젝트’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시인과 번역가가 서로 접촉하고 서로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시적 연구의 일환으로 위트레흐트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에서 주도했다.
첫 세 줄의 시는 지난해 3월 위트레흐트에서 시작됐다. 옌틀 반 스토쿰(Yentl van Stokkum)이 쓴 세 줄의 시를 네덜란드어로 쓰고, 미아 유(Mia You)가 번역하여 네덜란드어와 영어로 각각 발표했다.
이후, 에딘버러(영국), 원주(한국), 멜버른(호주), 오데사(우크라이나), 하이델베르크(독일), 맨체스터(영국), 부천(한국), 더반(남아프리카공화국), 더니든(뉴질랜드), 노팅험(영국), 울랴노프스크(러시아) 순서로 11개 도시의 시인과 번역가가 참여해세 줄의 시를 연이어 매월 21일마다 발표했다. 이어서 위트레흐트의 옌틀 반 스토쿰과 미아 유로 되돌아가서 마무리 지었다.
체인 시의 제목은 첫 연 첫 마디를 따서 ‘These are waiting days’(이즈음은 기다리는 날들)이다. 시의 형식과 메시지는 서로 소통, 공감하고 계속 연결하라는 강력한 외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위트레흐트는 오디오 아티스트를 통해 각 참여 시인들이 원어로 녹음한 음성파일을 연결해 음원도 제작했다.
원어 버전이 끝나면 영어 버전도 들을 수 있다. 체인 시와 음원은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들을 수 있다. 아울러, 한국어 번역본은 부천 문학창의도시 블로그에서 읽을 수 있다.
정은귀 한국외대 교수는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동시대인으로서 경험하고 나누는 문제들, 가령 팬데믹 시절의 고립과 상실, 절망, 바로 앞에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 그 삶이 주는 기쁨의 순간들을 시로 만들어 하나의 체인으로 엮는 작업은 시를 통한 전 세계인들의 나눔과 희망의 연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유네스코는 1999년 시적 표현을 통해 언어의 다양성을 증진시키고자 3월 21일을 ‘세계 시의 날(World Poetry Day)’로 선포했다. 매년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들은 함께 세계 시의 날을 축하하고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경인바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