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투썸플레이스가 치킨 프랜차이즈 ‘KFC코리아’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최종 협상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거래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최종 승인 절차만 남은 상황. 성사될 경우 투썸은 카페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외식 전반으로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자문사 삼정KPMG를 통해 KFC코리아에 대한 기업 실사를 최근 마쳤다. 현재는 매각 주체인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 와 가격 및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며, 거래 규모는 약 2,5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투썸플레이스가 KFC를 산다고?…2,500억 ‘빅딜’ 초읽기 [사진=Unsplash]

KFC코리아는 2023년 초 KG그룹으로부터 약 1,000억 원에 인수된 이후, 실적 반등을 기반으로 올 상반기부터 매각이 추진돼왔다. 이번 인수전에는 투썸이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협상이 사실상 종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FC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약 3,000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60억 원을 기록했다.
재무제표 등 분석 결과, 올 상반기 매출은 1,678억 원, 영업이익은 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이어진 실적 개선세와 브랜드 경쟁력이 인수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안정적 현금창출력과 브랜드 인지도 모두 투썸이 노릴 만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투썸플레이스의 최대주주인 칼라일그룹이 추진하는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칼라일은 2021년 약 1조 원에 투썸을 인수한 뒤, 수익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외식사업 다각화 전략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특히 칼라일은 지난해 KFC홀딩스재팬을 인수한 바 있어, 한·일 양국에서 운영·공급망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BS 출신의 김신영 전무(CFO) 를 영입하고, 버거킹 출신의 문영주 대표가 투썸 경영을 맡는 등 글로벌 F&B 운영 역량 강화도 함께 진행돼왔다.

문영주 대표는 국내 F&B 업계에서 가장 경험 많은 경영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과거 ‘베니건스’를 한국 시장에 도입하고, ‘마켓오’ 레스토랑 브랜드를 개발했으며, 이후 10년간 버거킹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얻은 바 있다.

2023년 투썸플레이스로 자리를 옮긴 문 대표는 브랜드 확장과 운영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해왔다. 이번 KFC 인수 추진은 그의 경영 철학인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투썸을 커피 브랜드에서 종합 외식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시키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이번 KFC 거래는 침체됐던 국내 식음료(F&B) 인수합병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굵직한 F&B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 런던베이글뮤지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약 2,000억 원에 매각

▶ 성경식품(조미김 제조사), 삼천리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 광천김, 경영권 매각 추진 중

▶ 엄지식품(HMR 제조사), UCK캐피탈 주도로 매각 절차 진행

공통점은 모두 해외 수출 비중이 높고, 제조·포장 등 생산 체계를 갖춘 기업이라는 점이다.
과거 점포 수 확장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던 F&B 시장이 이제는 제조 경쟁력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외식업 전반의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해외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브랜드와 생산 기반을 가진 기업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관계자 역시 “이제는 단순히 매장을 늘리는 시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브랜드와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투썸의 KFC 인수는 향후 국내 F&B 산업 구조 변화를 이끌 상징적 거래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