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이 만든 포환던지기 메달리스트 [자료=경기도청 제공]

경기도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인 '장애인 기회소득'이 한 청년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학준 선수(22)는 이 제도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나아가 전문 체육 선수로서 '패럴림픽 출전'이라는 원대한 목표까지 세우게 됐다.

지난 10월, 김학준 선수는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포환던지기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쾌거 뒤에는 '장애인 기회소득'이라는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 시절 e스포츠에 빠지며 운동량이 급격히 줄었던 김 선수는 한때 체중이 176kg에 육박했다. 하지만 2023년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의 첫 해 참여자가 되면서 그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았다.

장애인 기회소득은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주 2회 이상 운동 등 가치활동을 인증하면 월 10만 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김 선수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와 목표 걸음수는 그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이끌었다.

기회소득으로 받은 돈은 2023년과 2024년 헬스장 등록비로 사용되었다. 헬스장에서 꾸준히 운동하고 마라톤 대회까지 도전하면서 김 선수의 체중은 130kg까지 내려갔고, 몸은 탄탄한 근육질로 변했다.

특히 올해는 기회소득으로 투척화와 포환 등 전문 스포츠용품을 구입하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 10년 만에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김 선수의 어머니 윤일숙 씨는 "장애인 기회소득 덕분에 건강해지고 메달까지 받았다. 스마트워치로 기록이 남으니 아이에게 의지가 생기고 전문 운동선수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감격하며 밝혔다.

윤 씨는 또한 "아이가 매일 스스로 스마트워치를 차고 '스마트워치가 계획표'라고 말한다"며 "집에만 있다가 바깥으로 함께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아이의 자존감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다른 장애인 어머니들 역시 기회소득 참여 후 아이와 함께 외출하며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 기회소득은 경제적 지원을 넘어 장애인의 건강관리와 사회참여를 촉진하며 자립과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2023년 5,836명을 시작으로 2025년 9월 말 기준 누적 참여자는 2만 7,371명에 달한다. 지난해 참여자 조사 결과, 응답자의 86.7%가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신체적 건강상태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74.2%, 정신적 건강상태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77.1%에 달했다. '외부활동이 증가했다'고 밝힌 참여자도 87.2%에 달해 정책의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확인되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가장 행복하고 차별받지 않으며, 장애인이 집 안에만 있지 않고 바깥에 나오게끔 하려고 이 제도를 만들었다"며 "장애인, 비장애인이 어울려 잘 사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경기도는 내년에도 1만 명을 대상으로 장애인 기회소득을 시행할 방침이며, 모집은 내년 3월경 경기민원24 누리집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실시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장애인 기회소득 콜센터(1644-2122)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