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다이소가 3천억 강남역 빌딩 매입 [사진. 아성다이소]
‘가성비 끝판왕’ 다이소가 서울 강남 한복판의 초역세권 빌딩을 품을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몇 년간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온 다이소가 이번에는 부동산 자산 확보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모습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6번지에 위치한 ‘케이스퀘어2’ 빌딩 매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거래금액은 약 3,550억 원으로 알려졌으며, 평당 단가는 연면적 기준 5,348만 원, 토지 기준 5억7,800만 원 수준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매입을 검토 중인 단계”라며 “본사 이전 가능성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은 2022년 준공된 신축 오피스 빌딩으로,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이 만나는 강남역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연면적 6,638평(약 2만1,950㎡),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로, 유통·오피스·커머스 수요가 몰리는 지역 핵심 자산이다.
이번 매각의 주체는 코람코자산신탁이다. 코람코는 2018년 ‘코람코제2의1호 자리츠’를 통해 해당 부지를 개발했으며, KCC건설이 시공을 맡아 2019년 착공했다.
리츠의 존속기한이 내년(2025년) 만료될 예정이어서 코람코 측은 수차례 매각을 시도해 왔다.
다만 가격 차이로 협상이 난항을 겪다 최근 다이소가 새 매입자로 부상하면서 거래가 급물살을 탄 상황이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코람코는 약 1,350억 원 규모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소는 현재 도곡동 본사를 두고 있으며, 강남권역 내 이전을 포함한 오피스 자산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가 강남 핵심지 오피스를 매입한다면 단순 본사 이전을 넘어, 유통기업에서 ‘자산가형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이소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3조9,689억 원, 영업이익 3,711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매출 4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전국 매장 수도 2021년 1,390곳에서 올해 약 1,600곳으로 늘었다.
‘1000원 가성비’로 대표되는 초저가 전략이 소비 침체기에도 통하면서, 다이소는 유통업계를 넘어 부동산 투자 시장의 ‘조용한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