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는 상황 관계없이 신규세입자 찾아야 권리금소송 유리

- 세입자는 신규세입자 찾아야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할 법률 근거 생겨
- 건물주 방해로 신규세입자 주선 불가능하다면 곧바로 소송 제기할 수 있어
- 계약이 끝나도 3년 이내까지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가능

전솔 기자 승인 2022.06.04 09:00 의견 0

“권리금을 내고 들어올 신규세입자를 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건물주가 건물을 매매한다며 세입자를 받지 않겠다고 합니다. 저는 권리금을 회수해야 하고 건물주는 세입자를 거절하는 상황인데 저는 새로운 세입자 찾기를 포기해야 하나요?”

건물주가 신규세입자 주선을 거부하여 마음고생 하는 세입자들이 수두룩하다. 세입자가 주선한 신규세입자에게 문제가 있어 건물주가 계약을 거부하는 경우와 달리 신규세입자가 들어오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간단치 않다.

3일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 ‘법도TV’를 통해 “건물주가 신규세입자를 거부하는 경우 주선 자체를 포기하는 세입자가 있다”며 “하지만 세입자는 건물주에게 권리금 회수기회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면 반드시 신규세입자 주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일 건물주가 신규세입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선 노력을 포기한다면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리금’이란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위치(바닥)에 따른 이점 등을 기준으로 비롯된 금전적 가치를 뜻한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이란 건물주 방해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놓쳤으니 상응하는 금액을 계산해 배상토록 제기하는 일명 ‘권리금반환소송’을 말한다.

권리금분쟁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권리금소송센터의 ‘2022 권리금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상임법 개정 이후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기 위한 법률상담은 총 41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에는 ‘임대인(건물주)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차인(세입자)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기존 세입자는 상가 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내고 들어올 신규세입자를 주선해야 하고 건물주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는 말.

건물주가 신규세입자를 원하지 않더라도 권리금소송 위해 주선해야. (자료.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 변호사는 “권리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기존 세입자가 권리금을 내고 들어올 신규세입자를 건물주에게 주선해야 하고 건물주가 이를 거부해야 소송에 대한 청구취지가 생긴다”며 “만약 기존 세입자가 신규세입자를 주선하지 않으면 건물주에게 신규세입자를 주선한 사실과 계약을 거부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할 법률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신규세입자를 주선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있다.

세입자가 신규세입자 주선 없이도 건물주에게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고 본 대법원 판례가 있다(대법원 2018다252823, 252830 판결). 건물주가 직접 장사를 하겠다며 세입자에게 신규세입자 주선을 명확히 거절한 사건.

엄 변호사는 “‘건물주가 자신이 직접 장사를 하겠다’는 의사표시 자체가 신규세입자 주선 거부를 명확히 한 것”이라며 “이 경우 세입자가 실제 주선행위를 하지 않았어도 법률상 정당한 사유 없는 신규세입자와 계약거부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건물주가 주변 부동산과 단합해 신규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급작스러운 재건축 통보를 할 경우도 건물주로 인해 신규세입자 주선이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세입자가 권리금 소송을 제기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권리금에 대한 권리행사는 정해진 소멸시효가 있기에 이 기간을 잘 지켜야 한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회수에 대한 건물주의 방해가 확실한 경우 계약이 끝나더라도 3년 이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건물주의 방해가 없었는데도 신규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채 계약이 끝나버리면 소송을 제기할 법률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소멸시효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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