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27일 오후 선종… 천주교계 큰 별이 지다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
향년 90세 나이에 선종
1970년 최연소 주교품 받고
2006년 국내 두 번째 추기경 임명
사후 각막기증, 끝까지 생명 나눔 사랑 실천
염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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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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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8월 서울대 교구청을 방문한 어린이들과 고인이 된 정진석 추기경이 주교관 마당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서울대교구)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故 정진석 추기경, 1931~2021)
국내 두 번째 추기경이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향년 90세에 나이로 선종했다.
서울대 교구 관계자는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오후 10시 15분께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정 추기경의 장기기증 의사에 따라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찾아온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들, 사제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고인은 겸손과 배려와 인내를 보여줬다. 의료진을 비롯한 사제들, 비서 수녀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는 게 교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 추기경은 항상 선교를 최우선의 사목목표로 삼고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원했고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목을 펼쳤다고 평가받는다.
정 추기경은 지난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했으며 앞선 2016년에는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해 영면하는 순간까지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천주교계에 따르면, 고인이 된 정 추기경은 1931년 12월 7일 출생, 1961년 사제품을 받고 1970년 6월 25일 청주교구장에 임명되면서 만 39세로 최연소 주교가 됐으며, 같은 해 10월 3일 청주교구장에 착좌했다.
그는 지난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를 지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006년 3월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됐으며 2012년 은퇴 이후에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신학대학) 주교관에서 머물며 저술활동에 매진, 매년 한 권씩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정 추기경의 저서는 총 51권, 역서는 14권이다.
한 천주교 신자는 정 추기경에 선종과 관련해 "천주교 계에 큰 별이 지셨다"며 "슬픔이 앞서지만 고인에 명복을 빌며 고인이 전한 나눔과 평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구는 정 추기경 선종 이후 본격적인 장례절차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교구 관계자는 "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지는 정 추기경의 장례는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5일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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