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에프(OKF) 사옥빌딩 급매 … 본사 매각정황 포착 [사진=OKF홈페이지 갈무리]

세계 알로에음료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 오케이에프(OKF)가 최근 서울 강남과 서초에 보유한 자사 건물 두 동을 대표이사 개인에게 매각한 것으로 경인바른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차입금 증가에 따른 유동성 확보 조치로 보고 있다.

13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오케이에프는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오케이에프빌딩과 서초구 서초동 한성빌딩을 이연한 오케이에프 대표이사에게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각각 184억 원, 268억 원으로 총 452억 원 규모다.

서초동 한성빌딩 전경 모습. [사진=경인바른뉴스]

논현동 오케이에프빌딩은 지하 2층~지상 4층(연면적 1,433㎡), 서초동 한성빌딩은 지하 2층~지상 5층(1,707㎡) 규모다.

오케이에프는 이들 건물을 각각 2013년 9월 70억 원, 2023년 2월 270억 원에 각각 매입했으며, 이번 거래에서 약 100억원 가량의 장부상(회계상)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연한 대표는 지난달 17일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불과 3일 만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빠른 계약 절차로 볼 때, 이번 거래는 자금 유동성 관리 목적의 내부 매각으로 해석된다. 오케이에프는 2000년 7월 설립된 글로벌 음료 제조업체로, 세계 최초로 알로에베라 음료를 개발해 현재 전 세계 알로에음료 시장 점유율 7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850여 종의 음료를 생산해 180여 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으며, DART에 공시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729억 원, 영업이익은 158억 원 수준이다.

그러나 재무상황은 다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오케이에프의 단기차입금은 993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267억 원(37%) 증가했다. 전체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율은 69%로, 1년 내 상환해야 할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단기 유동성 압박이 심해지면서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오케이에프 역시 내부 매각을 통해 단기 유동성을 보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 오케이에프의 지분은 이상신 대표가 51%, 이연한 대표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뤄진 이번 거래는 오너 일가 간 내부 매매라는 점에서 거래 절차와 가격 적정성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케이에프 측은 이번 부동산 매각 배경에 대해 묻는 경인바른뉴스 취재진 질의에 “확인해줄 수 없다”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