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금단의 땅, 종로 송현동 부지 시민 품으로…녹지광장으로 임시개방
- 중앙잔디광장과 야생화 어우러진 녹지 공간으로
-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로 이어져
- '25년부터 ‘이건희 기증관’ 품은 ‘송현문화공원’ 조성, '27년 본개장 목표
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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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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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들여다볼 수조차 없었던 금단의 땅,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면적 3배에 달하는 송현동 부지(37,117㎡) 전체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단장을 마치고, 7일(금) 17시30분부터 일반시민에게 임시개방한다고 밝혔다.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m 높이의 장벽은 1.2m의 돌담으로 낮아져 율곡로, 감고당길, 종친부길에서 드넓은 녹지광장을 한 눈에 담을 수 있게 된다. 돌담장 안으로 들어가면 광장 중앙에 서울광장 잔디(6,449㎡)보다 넓은 1만㎡의 중앙잔디광장이 펼쳐진다. 중앙잔디광장 주변으로는 코스모스, 백일홍, 애기해바라기 같은 야생화 군락지가 조성돼 마치 한적한 교외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송현동 부지가 100년 넘게 가로막고 있던 경복궁~북촌은 광장 내부로 난 지름길(보행로)을 통해 연결된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쾌적한 보행로를 따라 걷다보면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로 자연스레 이어지게 된다.
서울시는 임시개방인만큼 인위적인 시설을 설치하기보다는 넓은 녹지광장에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회색빛 빌딩숲의 얼굴을 바꿀 ‘녹지생태도심’의 시작으로서 서울도심 일대에 대규모 녹지를 확보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다시 돌아온 송현동 부지를 2024년 12월까지 약 2년 간 임시개방하고,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시민참여형 문화예술공간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내년 5월~10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올해 처음 서울에서 열린 세계적 아트페어 ‘키아프·프리즈 서울’을 내년 이곳 송현동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나갈 계획이다.
임시개방 이후 2025년부터는 송현동 부지를 ‘(가칭)이건희 기증관’을 품은 ‘(가칭)송현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송현동 부지를 대한민국 문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대표 문화관광명소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 기본계획(안)을 마련한 상태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하나의 공원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통합설계지침을 정하고 내년 상반기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통합 공간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5년 1월 착공해서 2027년 ‘(가칭)이건희 기증관’과 공원을 동시에 완공해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울시가 마련한 ‘(가칭)송현문화공원’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공원과 기증관 각 부지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공간으로 유기적으로 연계해 조성할 계획이다.
공원 하부 지하공간에는 관광버스 주차장(50면)을 포함하는 통합주차장(총 약 450면)을 조성해 관광버스 등 불법주차 문제를 해소하고 북촌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의 정주권을 보호할 계획이다.
한편,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바로 높은 담장으로 가로막혔던 미개발지로 수년째 방치된 나대지였다. 일제강점기 식산은행 사택, 해방 후 미군숙소, 미대사관 숙소 등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작년 12월 서울시와 대한한공, 한국토지주택공사간 3자 매매교환방식으로 부지교환이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초 부지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로 변경됐으며 조만간 서울시로 넘어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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