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 넓히고, 품질 높이고' 서울 공공주택 확 바뀐다

- 오세훈 시장,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 발표
- '26년까지 준공 30년 경과 임대주택 33,083호 단계적 재정비… 1호 ‘하계5단지’

이은지 기자 승인 2022.04.19 09:00 의견 0
임대주택 혁신방안이 반영되는 첫 선도모델 ‘하계5단지’ 예상도 (자료.서울시)

서울시가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실현을 위한 3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임대주택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차별과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누구나 만족하며 사는 양질의 주택, 누구나 살고 싶은 주택으로 혁신을 본격화한다.

앞서 올해 1월 분양-임대세대 간 구분이 없는 완전한 소셜믹스와 동·호수 공개추첨제 전면 도입 등으로 임대주택의 차별적 요소를 퇴출하기로 한 데 이어서, 임대주택의 품질도 민간 브랜드 아파트 부럽지 않은 고품질로 대폭 업그레이드한다.

생활 여건, 생애주기, 가구 유형 등 실수요자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질적 혁신으로 무주택 중산층, 신혼부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우리 사회 여러 구성원이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은 ①쾌적하고 안전한 주거공간을 위한 ‘품질 개선’ ②차별·소외를 원천 차단하는 ‘완전한 소셜믹스’ ③준공 30년이 넘은 ‘노후단지 단계적 재정비’다.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 (자료.서울시)

평형 ‘1.5배 이상’ 넓히고, 최신 인테리어와 층간소음 방지 공법 등 적용

첫째, 더 넓고, 더 세련되고, 더 살기 편한 임대주택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우선, 소형 위주의 임대주택 평형 기준을 1.5배 이상으로 대폭 넓힌 ‘서울형 주거면적 기준’을 도입해 선호도 높은 중형 평형(60㎡ 이상) 비율을 8%→30%까지 대폭 높인다.

시는 작년 10월 TF를 구성해 중형 평형 공급 확대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우선 향후 5년간 건설‧매입으로 공급할 임대주택 신규물량 12만호 중 30%를 3~4인 가족을 위한 60㎡ 이상 평형으로 채울 계획이다.

현재 서울 임대주택의 92%가 전용면적 60㎡ 미만이며, 40㎡ 미만 공급율은 58.1%를 차지해 일본(23.7%), 영국(26.5%)의 약 2배에 달한다.

평형 기준을 1.5배 확대해 중형 평형(60㎡ 이상) 비율을 8%→30%까지 확대한다 (자료.서울시)

또한 새로 지어지는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은 민간 분양 아파트처럼 최신 트렌드의 인테리어, 층간소음 방지 공법(세대수 무관, 280mm 비내력벽 기둥식 구조),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스마트 보안‧안전 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기존 임대주택은 도배‧장판, 싱크대 등 시설 교체 주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단열‧환기 설비를 신설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집으로 개선한다. (창틀‧문은 30년→20년, 싱크대는 15년→10년, 도배‧장판은 10년→6년으로 단축)

임대-분양 구분 없는 ‘소셜믹스’로 차별요소 퇴출, 주거이동 확대

둘째, 시는 임대-분양주택 간 차별을 없앤 진정한 소셜믹스 실현을 위해 동·호수 공개추첨제를 전면 도입하고, 임대주택을 별동에 배치하거나 커뮤니티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소외시키는 등의 차별 요소를 사전에 걸러내고 있다.

임대·분양세대 혼합단지 유형 변화 (자료.서울시)

여기에 더해 임대주택 입주민 일부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주거이동’을 원하는 입주민 누구나 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주거이동’은 다른 층수나, 다른 면적, 다른 지역의 임대주택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그동안 결혼, 생업유지, 질병치료 등 특별한 사유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돼 연간 임대주택 입주세대 약 0.1%만이 주거이동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입주자가 희망하고, 이동 가능한 여유 주택이 있는 경우 검토를 거쳐 제한 없이 주거이동이 가능해진다.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도 자부심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임대·분양세대 입주자 모두가 참여하는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을 위해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을 건의한다.

30년 경과한 임대주택 3만 3,083호 단계적 재정비… 1호는 ‘하계5단지’

영구·공공임대 24개 단지 3.3만호는 단계적 재정비를, 15년 이상 된 7.5만호는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자료.서울시)

셋째, 오는 2026년까지 준공 30년을 경과하는 영구·공공임대 24개 단지 총 3만 3,083호에 대해 단계적으로 재정비를 추진한다. 임대주택이 최초 공급(1989년)된 지 30년이 지나면서 노후단지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입주민 안전과 삶의 질 차원에서 점차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첫 대상지는 1989년 입주한 영구임대아파트단지인 ‘하계5단지’로, 올해부터 추진에 들어간다. 시는 ‘하계5단지’를 이번에 마련한 혁신방안이 모두 적용되는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1호 단지로서 선도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기존 640세대에서 1,510세대로 확대하고, 완전한 소셜믹스와 고품질의 인테리어, 지역사회에 부족한 녹지와 생활SOC를 대대적으로 확충해 기피시설이 아닌 지역의 거점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시는 현재 거주 중인 입주민(581세대)을 위해 단지 남측 중현어린이공원(7,123㎡)에 도심주거복합단지를 조성해 2027년 이주를 마친 뒤 착공에 들어가 2030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하계5단지' 주변에 부족한 녹지 및 생활SOC를 확충해 지역 거점을 만든다 (자료.서울시)

아울러 준공 30년을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15~30년 사이 리모델링 가능한 노후주택 7만 5,000호를 대상으로 분양‧임대세대와의 협의를 거쳐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와 같은 물량 늘리기 방식에서 벗어나 임대주택의 품질을 개선하고 임대주택에 짙게 드리웠던 차별과 편견의 그림자를 걷어냄으로써 누구나 살고 싶고, 누구나 부러워하고, 누구나 자랑할 수 있는 새로운 임대주택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며 “저소득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을 넘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이라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임대주택으로 혁신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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