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세입자가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주는 웃지 못할 이유
이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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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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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가게를 인수하여 장사 하고 싶다는 신규 세입자가 나타났습니다. 신규 세입자는 권리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제가 가게 사장이자 건물주라는 겁니다. 건물주가 임대료 외 권리금을 받는다면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요? 이 경우 세입자가 나갈 때 신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건물주가 받은 권리금을 돌려줘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건물주가 직접 운영 중인 가게를 다른 세입자에게 넘길 때 권리금 거래를 해도 되는지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세입자 간 권리금 거래를 하는 경우와 달리 건물주가 가게주체인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건물주가 자신의 건물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넘기는 경우라면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 경우 건물주는 가게 주체이지, 건물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즉 일반적으로 권리금 거래는 세입자 간 이뤄지지만, 건물주가 직접 장사 하고 있던 경우는 건물주도 권리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권리금’이란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위치(바닥)에 따른 이점 등을 기준으로 비롯된 금전적 가치를 뜻한다. 2015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임법)이 개정되면서부터 법으로 보호받게 됐다.
한편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세입자라도 나갈 때는 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신규 세입자를 주선하여 권리금 거래 및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주고 들어왔으니 계약이 끝날 때 신규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으면 건물주가 책임져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를 주선하는 과정에서 직, 간접적인 방해를 하지 않는 이상 신규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는 점에 대해서 건물주는 책임질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건물주가 세입자의 권리금을 책임지거나 배상해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엄 변호사는 “세입자의 권리금보호의무를 건물주가 어긴다면 책임이 발생한다”며 “대표적으로 ▲세입자 간 권리금 거래를 방해했을 경우 ▲자신이 가게를 운영하겠다며 신규 세입자를 받지 않겠다고 명확히 한 경우 ▲신규 세입자가 되려는 자에게 건물주가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는 경우 세입자는 건물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이란 건물주의 방해로 권리금 회수 기회를 놓쳤으니 상응하는 금액을 계산하여 배상토록 제기하는 일명 ‘권리금소송’을 말한다.
권리금분쟁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권리금소송센터의 ‘2022 권리금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상임법 개정 이후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기 위한 법률상담은 총 41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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