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탐방] 서울 종로구 관철동 젊음의거리 상권 답사

- 답사일시: 평일 / 점심시간대 [2022.03.04.(금) 11:30-14:00]
- 답사일시: 평일 / 저녁시간대 [2022.02.24.(목) 20:00-23:00]

전솔 기자 승인 2022.03.08 08:00 의견 1

▶ 오랜만에 종각역 젊음의거리 상권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답사' 라기보다는 점심/저녁 메인시간대 상권 분위기를 파악하고, 시간대별 분위기를 비교하기 위해 그리고 매각 중인 빌딩의 간단한 실사를 위해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제가 생각하는 '답사'는 이렇습니다.

부동산 답사

▶ 제가 생각하는 '답사'는 현장에 가서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이 아니라, 상인들과 거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눈으로 관찰하고, 그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는지 귀로 들으면서 현장의 생생함을 피부를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평일과 주말로 나누고, 주요 시간대(점심/저녁)를 나눠서 느껴보는 것이죠. 이것을 '부동산 답사' 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상권조사 대상

1. 사람 [유동인구, 상주인구, 배후수요(아파트, 대형빌딩 등)]
2. 플랫폼 [지하철역, 버스정류소 (플랫폼과 상권과의 거리)
3. 주동선 (사람이 플랫폼을 이용하여 상권으로 접근하는 주된 동선)

상권조사 방법

1. 평일은 3/3법칙으로 조사.
- 점심시간대 [11:00 - 14:00] 약 3시간
- 저녁시간대 [19:00 - 22:00] 약 3시간 (※ 유흥상권이 포함되어 있다면 새벽시간까지)

2. 주말은 3/3/3/3법칙으로 조사.
- 점심시간대 [11:00 - 14:00] 3시간
- 점심시간대 [14:00 - 17:00] 3시간
- 저녁시간대 [18:00 - 21:00] 3시간
- 저녁시간대 [21:00 - 24:00] 3시간
(주말은 특정시간대만 몰리지 않고, 시간대별로 다양하게 몰리기 때문에 세분화 됨.)

3. 유동인구 량/성비/연령대 체크
4. 공실 점포 체크
5. 임차 업종 체크
6. 유해시설 체크

종로 젊음의거리 상권 (구. 피아노거리)

▶ '종로'는 조선시대에는 한양의 가장 큰 번화가이자 중심 도로였으며, 서울의 주요 간선 도로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만큼 가장 넓은 도로였지만, 일제강점기 때 도로 폭이 줄어들었습니다. '종로'는 지하철 1호선 라인을 따라, 서쪽으로 광화문역에서부터 동쪽으로 신설동역까지 약 4.2km에 달하는 도로 입니다. 이 도로의 대표적인 역사인 종각역 앞에 젊음의거리가 있습니다.

2009년 종로 피아노거리 모습. 가운데 조형물이 피아노건반.
종로 피아노거리 모습. [출처:서울시]

▶ 젊음의거리는 과거 피아노 건반 구조물이 놓여져 있다고 하여 피아노거리라 불렸고, 종로와 청계천을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2009년에 서울시에서 도시경관을 향상시키고 상권 활성화를 위해 '종로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하면서 피아노 건반 구조물은 철거가 되었고, 이후로는 젊음의거리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상권들은 몰락하였습니다. 종로 젊음의거리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종각역 4번출구를 나와 젊음의 거리로 이동하는 대로변에서부터 '공실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종각역 일대 공실 점포 임대문의

▶ 종로 젊음의거리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양쪽에 건물 사이로 주동선이 시작됩니다. 좌측 건물 1층이 2016년까지 영업했던 뱅뱅매장(의류브랜드)이었고, 우측 건물은 1층에 미샤(화장품브랜드)가 10년 넘게 영업하여 미샤건물로 불리우는 곳입니다.

▶ 평일 점심시간대 젊음의거리 모습입니다. 평일 점심에 상권을 찾는 실수요는 상권 맞은 편에 위치한 대규모 오피스 타운(대기업 본사가 종로구에 밀집되어 있음)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수요 입니다. 점심시간이 시작되면 청계천 장통교를 건너 이곳으로 이동해 식사와 커피를 주로 즐기게 됩니다. 사진은 오후 1시가 지나고 나서 촬영하였으며, 보통 광화문/시청/종로에 위치한 오피스 직장인의 점심시간이 11:30 - 13:00 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모습니다.

▶ 다음은 상권을 찾는 주동선. 사람이 어느 길로 다니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핵심입니다. 아래 첫번째 사진은 상권을 찾는 길은 맞지만, 주동선은 아닙니다. 왼쪽/가운데 사진은 종각역 5번출구에서 길을 건너 젊음의거리로 이동하는 동선입니다. 광화문 쪽에서 상권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이 동선을 이동하여 어느정도 유동인구가 있긴 하나, 메인도로는 아닙니다. 오른쪽 사진도 젊음의거리 상권 내 세로로 뻗은 라인 입니다. 이 라인도 메인은 아닙니다.

▶ 그럼, 상권 내 주동선. 메인이 되는 길은 어디일까요? 아래 지도에 표시된 2곳이 주동선 입니다. 즉, 종각역과 우측에 종로3가역을 이용하여 상권을 찾는 수요는 대로변이 주동선이 될 것이고, 평일 점심/저녁 약속장소로 찾는 수요는 청계천 쪽에서부터가 주동선이 될 것입니다.

종로 젊음의거리 주동선과 보조동선
좌측1-종각역에서 시작하는 주동선 / 좌측2-청계천에서 시작하는 주동선 / 우측2-주동선 메인길 / 우측1-평일 낮 청계천

▶ 지금의 서울의 수많은 상권이 형성되기 이전에 종로는 최고의 상권 중 하나 였습니다. 흔히 약속의 장소로도 유명하여, 옛날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는 대사가 "종각역 4번출구에서 보자~" 였을 정도니까요. 그 당시에는 주말에 종각역 앞은 지금의 강남역 10번출구와 비슷할 정도로 약속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또 종로하면 유명한 3대 나이트클럽(헬리우스, 해커, 포차나이트)과 야인시대 김두한이 주름잡던 우미관 터가 있습니다.

▶ 나이트클럽은 유흥상권을 대표하는 곳이고, 유흥상권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나이트클럽을 기본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헬리우스, 해커, 포차나이트는 지금 모두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2000년 초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 약 10년동안 종로를 주름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종로의 3대 나이트는 지금의 강남 일대로 이동했다고 생각합니다. 즉 상권도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 끝으로, 종각역 젊음의거리 상권에는 연예인 송승헌과 하정우가 투자한 빌딩이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혹자는 연예인이 투자한 지역이니 머지않아 다시 좋아질거라 말하지만,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에는 여러 요소들로 인해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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